구본창: 사물의 초상

비무장지대

〈비무장지대 04〉, 2010.

단채널 비디오, 컬러, 반복재생
박외연, 101세, 6.25 당시 아들 전사, 전쟁기념관

<비무장지대> 연작은 전쟁기념관 소장품을 촬영한 작품이다. 구겨진 전투화, 녹이 슨 반합, 구멍이 뚫린 철모, 총탄과 탄두 등의 사물들은 차분한 무채색의 잿빛 배경 앞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작가는 6.25 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무기, 군표, 편지 혹은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초상을 촬영하여 전쟁의 공포와 비극을 되새기고자 했다. 관객의 시선이 작가의 시선과 동일하게 오롯이 그 사물에 머물 때 전쟁 중 이것들을 사용했을 무명의 누군가가 떠올라 엄숙한 마음이 드는 동시에 전쟁이 우리에게 남긴 것과 지금 우리에게 놓인 분단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는 <비무장지대> 연작을 인화한 사진 작품이 아닌 대형 영상설치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This site created by Studio P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