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환상

언해피서킷

한국

〈인류를 위한 얼어붙은 기념비〉,

냉장고는 인류 문명의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특히 인류는 냉장고를 통해 매일 신선한 고기를 어렵지 않게 섭취할 수 있게 되었다. 어디서든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이 고기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이제 무디어질 대로 무디어져, 우리는 그 고기가 한때 살아 있는 생물이었다는 사실마저 쉽게 망각하고 만다.
이 작품은 우리 일상에서 가장 가까운 가전 기기이자 인류 문명의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냉장고를 ‘인류 문명을 기리는 얼어붙은 기념비’로 새롭게 바라본다. 그리고 그 차가운 비석 안에는 살아 있는 가축들이 빼곡히 차 있다. 사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우리의 냉장고를 가득 채운 이 고기가 사실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의 편의를 위해 애써 그 불편한 현실을 외면하고 모르는 체하는 것일 뿐이다.
결국 이 작품은 우리가 외면하는 현실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우리 문명을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인류 문명의 풍요로움은 이제 인류를 겨누는 화살이 되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현재 우리 일상에서 겪는 이 재앙은 생명과 자연에 대해 이기적일 만큼 무관심했던 우리의 태도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준 양

〈중국 황제의 얼음/ 땅에 얼음 1000kg을 묻은 아티스트〉, 2019.

호상근

〈냉장고 언저리에서〉, 2021.

최고은

〈머터리얼 풀: 2021 ACC〉,

전민제

〈우리가 믿는 신 아래〉,

이미화 / 이모저모 도모소

〈2,000kcal–0kcal〉, 2021.

타오 후이

〈연기와 빛〉,

EBS 지식채널e

〈너무 긴 1분〉,

〈일주일 3km 다이어트〉,

콰트레캅스

〈낫 롱거 라이프〉, 2019.

스크리닝룸

〈스크리닝룸〉,

언해피서킷

〈인류를 위한 얼어붙은 기념비〉,

아라키코스케

〈음식물 쓰레기 제품〉,

〈아니마〉,

엘리야누르비스타

〈미식세美食世〉, 2021.

지현 다비드

〈냉장고로부터 음식을 구하라〉, 2009.

비전화제작자

〈오래된 미래: 저장에 대하여〉,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사회적 발효 아카이브〉, 2021.

장동콜렉티브

〈굿 플레이스: 조왕신들을 위하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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