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헤매기
량즈워+사라 웡
〈팔을 구부리고 있는 소녀〉, 2014.
크로모제닉 프린트,150×100cm.
작가 및 블라인드 스팟 갤러리 제공.
〈창파오를 입고 모자를 쓴 남자〉, 2014.
크로모제닉 프린트,150×100cm.
작가 및 블라인드스팟 갤러리 제공.
〈빨간 우산을 쓴 오피스 레이디〉, 2010.
크로모제닉 프린트,150×100cm.
작가 및 블라인드스팟 갤러리 제공.
〈의자를 들고 달리는 아이〉, 2014.
크로모제닉 프린트,150×112cm.
작가 및 블라인드스팟 갤러리 제공.
〈양복 차림으로 목 뒤를 문지르고 있는 남자〉, 2018.
크로모제닉 프린트, 150×100cm.
작가 및 블라인드스팟 갤러리 제공.
〈등을 긁고 있는 일본 주부〉, 2010.
크로모제닉 프린트,150×100cm.
작가 및 블라인드스팟 갤러리 제공.
〈고무 대야를 머리에 이고 가는 아주머니들의 모습〉, 2023.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0분 00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작지원. 작가 제공.
원본 사진: 김기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문화박물관 아카이브 제공.
량즈워+사라 웡의 작품에는 도시를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는 어제 행방불명되었고 오늘 우리는 그를 발견했다(He was lost yesterday and we found him today)〉 연작에서 작가들은 잡지, 신문, 엽서, 책 등 대중매체의 사진 이미지 속에서 발견한 인물들에 주목한다. 신문과 잡지에 실린 사진 속 그가 사진의 메시지와는 무관하게 우연히 렌즈에 포착되었을 뿐일지라도, 또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할지라도 분명한 것은 그가 우리의 과거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량즈워와 사라 웡은 발견된 이미지에 등장하는 인물로 분한 채 그와 동일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다. 실제 인물에 버금가는 크기로 확대된 초상과 함께, 그의 삶이 품고 있었을 이야기를 상상해본다. 이렇게 하여 거리를 걸어가던 이 신원 미상의 행인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듯한 미디어와 거대서사의 바깥에서, 작가들은 소박하지만 생생한 방식으로 과거의 인물과의 낭만적 만남을 이룬다.
특별히 본 전시에서 작가들은 아시아문화아카이브 컬렉션 중 하나인 김기찬(1938~2005)의 사진을 활용한 신작을 선보인다. 1970년 서울역 인근 골목에서 촬영된 사진 속 네 명의 아주머니가 머리에 대야를 이고 걸어가고 있다. 이 몸짓은 사람들로 붐비는 좁은 거리를 물건을 가지고 이동하기 위하여 개발된 것으로서, 도시의 구조에 따라 적응하고 변화하는 몸의 움직임을 예시한다. 도시에 대한 작가들의 구조적 분석은 비단 물리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한 시대의 여성으로서 인물의 삶에서 출발하는 사회·문화적 체제에 대한 상상으로 나아간다. 사진 속 인물의 몸짓은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될 즈음 태어난 또 다른 여성에 의해 재상연되며, 두 보행자 사이에 일어나는 세대의 간극을 뛰어넘는 만남과 대화를 보여준다.
쉬운 글 해설
고무 대야를 머리에 이고 가는 아주머니들의 모습
- 작가 이름 량즈워, 사라 웡
- 만든 때 2023년
- 보여주는 방식 단채널 영상*, 색깔과 소리가 있는 영상
*단채널 영상 : 1개의 화면에서 영상이 나오는 방식 - 작품 길이 9분 10초
- 이 작품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지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도시를 걷는 사람들입니다. 작가들은 옛날에 나온 신문, 엽서, 책에 나온 사진이나 이미지 속의 사람 중 한 명을 고릅니다. 작가들은 마치 그 사람이 된 것처럼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한 후 같은 자세로 사진을 찍습니다.
사람과 비슷한 크기의 커다란 사진 작품들은 사진 속 인물을 중요한 사람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하지만 원래 사진 속 사람들은 그저 거리를 지나가는 여러 사람들 중 하나로 우연히 카메라에 찍혔을 뿐입니다. 작품을 통해 우리는 누군지도 모르고 아무도 관심 갖지 않던 어떤 사람을 새롭게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원래 사진 속 사람들에게도 자신만의 행복과 슬픔, 고통과 기쁨이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의 우리처럼 말입니다.
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보관하던 사진 중 하나인 김기찬 작가의 사진으로 만든 새 작품을 보여줍니다. 1970년 서울역 근처 골목에서 찍은 사진 속에서는 4명의 아주머니가 대야를 머리에 얹은 채 걷고 있습니다. 짐을 머리에 얹으면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 사이로 물건을 들고 이동하기 편하겠지요. 작가들은 이 몸짓이 사람들이 도시 공간에 적응하여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에 집중합니다. 작가들의 이러한 생각은 도시의 겉모습뿐 아니라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사회, 문화 제도에 대한 상상으로 이어집니다. 사진 속 사람의 몸짓을 영상 속에서 관객에게 똑같이 표현해 보여주는 사람은 2000년대 초에 태어난 또 다른 여성입니다. 같은 몸짓으로 걷는
서로 다른 두 사람 사이에서 세대의 차이를 뛰어넘는 만남과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강동주
〈유동, 아주 밝고 아주 어두운〉, 2023.
김방주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날 까마귀가 떨어트린〉, 2023.
김재민이
〈레이온 공장 달리기〉, 2023.
량즈워+사라 웡
〈팔을 구부리고 있는 소녀〉, 2014.
〈창파오를 입고 모자를 쓴 남자〉, 2014.
〈빨간 우산을 쓴 오피스 레이디〉, 2010.
〈의자를 들고 달리는 아이〉, 2014.
〈양복 차림으로 목 뒤를 문지르고 있는 남자〉, 2018.
〈등을 긁고 있는 일본 주부〉, 2010.
〈고무 대야를 머리에 이고 가는 아주머니들의 모습〉, 2023.
레지나 호세 갈린도
〈누가 그 흔적을 지울 수 있을까?〉, 2003.
〈사람들의 강〉, 2021-2022.
〈땅은 망자를 감추지 않는다〉, 2023.
리슨투더시티
〈거리의 질감〉, 2023.
리 카이 청
〈저 너머 텅 빈 땅〉, 2022.
〈지상지하〉, 2023.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 울라이
〈연인, 만리장성 걷기〉, 1988/2010.
미라 리즈키 쿠르니아
〈발자취를 쫒다〉, 2023.
이창운
〈공간지도〉, 2023.
프란시스 알리스
〈실천의 모순 1 (가끔은 무엇인가를 만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1997.
〈실천의 모순 5: 우리는 사는 대로 꿈꾸곤 한다 & 우리는 꿈꾸는 대로 살곤 한다〉, 2013 .
〈국경 장벽 유형학: 사례 #1부터 #23까지〉, 2019-2021.
박고은
〈글자를 입은 소리들이 모인 지도〉, 2023.
새로운 질서 그 후
〈그 후 시티 〉, 2023.
〈둘러보기〉,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