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첨화

김환기 작가 소개

1913–1974, 전라남도 신안 출생

수화(樹話) 김환기는 한국 추상 미술의 선구자로 불린다. 그가 고향 신안에서 거주한 기간을 모두 합하면 20년 정도이다. 60년 남짓이었던 그의 삶을 생각하면 삼분의 일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고향에서 보낸 셈이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그의 예술적 원천이었으며, 이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안 고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더욱 확장된다. 고향의 하늘과 바다 그리고 달빛으로 드러나는 한국적 서정성은 이후 가늠할 수 없는 깊이의 추상 점화를 통해 본질에 다가서는 시정신(詩精神)으로 발현된다.

김환기는 1930년대 일제 강점기에 일본 도쿄에서 유학하며 서양 미술을 접한다. 이 시기에 김환기는 입체주의, 미래주의, 추상 미술 등 서양의 새로운 미술 경향을 실험한다. 한국으로 귀국한 뒤 서울대학교와 홍익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였다. 1940년대에는 달 항아리 등 한국 정물을 소재로 작업을 이어 간다. 파리-서울 시기(1956–1962)에는 화면이 점점 정제되어 전통에서 영감을 받은 고국산천, 매화 가지, 둥근 달 등이 상징적, 장식적으로 표현되고 두꺼운 질감을 통해 나타난다. 작고한 1974년까지 활동했던 뉴욕 시기(1963–1974)에는 점차 구상의 형태는 사라지며, 점, 선, 면의 기본 조형 요소를 사용하면서 화면을 점으로 가득 채우는 완전한 추상의 전면 점화로 나아간다. “내 그림은 동양 사람의 그림이요, 철두철미 한국 사람의 그림일 수밖에 없다. (…) 예술이란 강렬한 민족의 노래인 것 같다. (…)” 그의 작업 세계에 정점인 추상 점화는 유화 물감이라는 서양의 재료를 사용하지만, 광목에 점을 찍고 한지에 먹이 번지는 듯한 수묵 효과를 내면서 동양적인 미감을 보여 준다. 이렇듯 김환기의 작업은 한국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에 그 근원을 두고 있다.

바다에 피어오른 달과 항아리와 새들은 고국과 멀어질수록 선명해졌고, 마침내 고향의 신안 바다와 하늘의 푸르름은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의 푸른 심연으로 피어났다. 가늠할 수 없는 깊이로 도달하는 그의 작업 세계는 고유한 한국의 정서를 보여 주며, 민족의 시와 노래로서 그 울림을 전한다.

김환기 〈무제〉

연도 미상.

임직순 〈노을〉

연도 미상.

임직순 시각적 해설

〈가을과 여인〉, 1974.

파테 무다레스 시각적 해설

〈최후의 만찬〉,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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