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바바뇨냐 : 해항도시 속 혼합문화
오마 스페이스
〈황금빛 여정〉, 2023.
향신료, 재, 삼베 원단, 영상, 음악
ø1,000×240(H)cm
〈황금빛 여정〉은 인도 향신료 무역의 중심지였던 코치를 주제로 한 작품이다. 코치는 인도 서남부 지역의 해항도시로 7세기부터 아랍인들이 왕래하며 그곳에서 대량 생산되는 후추와 정향 등과 같은 향신료 교역이 이루어졌다. 특히 후추는 당시 상품가치가 매우 높아 검은 금, 흑금이라 불렸다. 중앙의 황금빛 오브제와 재의 물리적 형태는 향신료 무역시장의 오마주이며, ‘빈두 차크라(Bindu Chakra)’를 형상화한 것이다. 차크라(Chakra)는 ‘바퀴’, ‘순환’이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다. ‘빈두’는 인체의 여러 곳에 존재하는 정신적 힘의 여러 중심점들 중 에너지가 몸 전체로 퍼지는 중요한 단일 지점이다.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는 감로의 향과 색으로 차크라를 자극하여 몸과 정신의 감각을 깨운다. 관객은 향 오브제를 직접 시향하며 감각의 자극을 느끼고, 신경계와 뇌를 통해 감각기관이 진화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영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퍼져가는 향과 공기의 현상계에 우주와 지상의 풍경 위에 흩어지는 해류, 소용돌이치는 황금빛 바람은 애니메이션화되어 ‘영원한 여정’을 의미한다. 공기를 따라 이동하는 향과 빛에 반사되는 색은 우리의 육체와 정신을 깊은 감각의 세계로 도달하게 한다.
오마 스페이스는 한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창작 활동을 하는 아트&디자인 스튜디오이다. 고대의 원시적인 기술과 디지털 도구를 결합하여 장르의 경계없이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컨템포러리 아트를 추구한다. 2019년에는 국내 최초로 구글 프랑스와 협업한 몰입형 인터랙티브 설치 작업을 시작으로 예술을 통해 의식을 승화시키는 작업을 선보인바 있다.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탐구하고 본능 속에 내재한 무의식에 다다를 수 있는 다중 감각 경험을 제시하며 물질적인 시공간을 구현한다. 빛, 소리, 공기, 물 등 자연의 요소가 예술의 재료가 되며 인간의 본질적인 감각에 충실한 일련의 작업은 대단히 실존적임과 동시에 허상에 대한 진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작가 오마
크리에티브 디렉터 다니엘 카펠리앙(프랑스)
프로듀서 길경영
프로젝트 매니져 김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