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헤매기

박고은

〈글자를 입은 소리들이 모인 지도〉, 2023.

인터랙티브, 프로젝션 매핑, 컬러, 사운드, 가변크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작지원.

박고은은 도시와 건축에 관심을 두고 연구에 기반한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그래픽 디자인 작업을 진행해왔다. 우리를 둘러싼 공간을 다른 공간과 구분 짓기 위해 붙인 이름들은 어디서 왔을까? 〈글자를 입은 소리들이 모인 지도〉에서 작가는 사라지거나 잊힌, 광주의 오래된 땅과 길의 이름을 복원한다. 옛사람들이 무등산 서석대를 보고 광주를 ‘돌이 물처럼 흘러내린 곳’이라는 의미의 ‘무돌(물과 돌의 합성어)’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는 오래된 고유지명의 경우 주변의 풍경을 언어로 변환한 사례가 많았음을 짐작게 한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옛 고유지명들은 한글이 아닌 한문으로 기록되며 오늘날 실제 말소리와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작가는 잊힌 땅과 길 이름을 수집하고 이제는 사라진 옛 이름들을 지도 좌표 위에 되살린다. 낯선 단어가 표시된 오브제를 관객이 옮겨놓을 때마다 스크린 위에는 오늘날 광주 시민들에게조차 생소하게 느껴질지 모를 이름에 담긴 과거의 흔적과 이야기가 담긴 지도가 나타난다. 지명에 담긴 지역과 사회의 변화상을 다채로운 선과 면으로 옮긴 지도 위를 산보하다 보면 도시에 얽힌 풍부한 이야기에 접속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쉬운 글 해

글자를 입은 소리들이 모인 지도

  • 작가 이름 박고은
  • 만든 때 2023년
  • 작품 종류 인터랙티브*
    *인터랙티브 : 관객이 직접 만지거나 참여하는 작품
  • 보여주는 방식 프로젝션 매핑**, 색깔과 소리가 있는 영상
    **프로젝션 매핑 : 벽이나 물건에 빛을 쏴서 영상을 만드는 기술
  • 작품 크기 가변 크기***
    ***가변 크기 : 전시마다 작품 전체 크기가 달라지는 것

이 작품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지원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는 광주의 땅과 길의 이름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부르지 않거나 잊힌 옛날 이름들입니다.

오래전 광주는 ‘무돌’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무등산의 서석대에서 돌이 물처럼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고 ‘물’과 ‘돌’을 합쳐 ‘무돌’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이렇게 오래전 지어진 이름들은 주변 환경의 모습을 토대로 지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 걷고 있는 길의 이름은 언제 어떻게 지어졌을까요? 낯선 이름이 적힌 판을 작품 위에 올려 놓으면 광주 땅의 옛날 이름과 길에 얽힌 이야기가 지도와 함께 펼쳐집니다. 왜 이런 이름으로 불렸는지, 지금은 왜 바뀌었는지 생각하다 보면 광주에 대해서 더 깊이 알게 될 거예요.

강동주

〈유동, 아주 밝고 아주 어두운〉, 2023.

김방주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날 까마귀가 떨어트린〉, 2023.

김재민이

〈레이온 공장 달리기〉, 2023.

량즈워+사라 웡

〈팔을 구부리고 있는 소녀〉, 2014.

〈창파오를 입고 모자를 쓴 남자〉, 2014.

〈빨간 우산을 쓴 오피스 레이디〉, 2010.

〈의자를 들고 달리는 아이〉, 2014.

〈양복 차림으로 목 뒤를 문지르고 있는 남자〉, 2018.

〈등을 긁고 있는 일본 주부〉, 2010.

〈고무 대야를 머리에 이고 가는 아주머니들의 모습〉, 2023.

레지나 호세 갈린도

〈누가 그 흔적을 지울 수 있을까?〉, 2003.

〈사람들의 강〉, 2021-2022.

〈땅은 망자를 감추지 않는다〉, 2023.

리슨투더시티

〈거리의 질감〉, 2023.

리 카이 청

〈저 너머 텅 빈 땅〉, 2022.

〈지상지하〉, 2023.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 울라이 

〈연인, 만리장성 걷기〉, 1988/2010.

미라 리즈키 쿠르니아

〈발자취를 쫒다〉, 2023.

이창운

〈공간지도〉, 2023.

프란시스 알리스

〈실천의 모순 1 (가끔은 무엇인가를 만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1997.

〈실천의 모순 5: 우리는 사는 대로 꿈꾸곤 한다 & 우리는 꿈꾸는 대로 살곤 한다〉, 2013 .

〈국경 장벽 유형학: 사례 #1부터 #23까지〉, 2019-2021.

박고은

〈글자를 입은 소리들이 모인 지도〉, 2023.

새로운 질서 그 후

〈그 후 시티 〉, 2023.

〈둘러보기〉,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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