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 2024.

설치, 목재, 가변 크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작 지원. 작가 제공.

운동은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가구와 물건들을 만드는 작업자다. 

벤치(Bench)는 여러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긴 의자를 뜻하지만, 행위자의 ‘수동성’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경기에 참여하지 않는 운동 선수가 대기하는 자리가 벤치이며, 정부나 당에서 직책을 맡지 않은 국회의원 또한 벤치 혹은 벤처(Bencher)라 불린다.

20세기 이후 서구 정치와 자본주의 경제는 ‘앉기’를 수동적인 행위로 축소해왔다. 쉼이나 잡담을 포함한 일상적인 삶의 요소들을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하며 의미 있는 행위의 밖으로 몰아냈다.

작가는 강에 자연스레 생긴 둑(Bank)과 연관된 벤치의 어원에 주목해 벤치의 본래 의미를 재발견하고자 한다. 강둑은 사람들이 모이고, 이야기를 나누고, 의미를 생산하는 자리이다. 작가는 벤치가 보다 적극적인 행위가 이뤄지는 현장이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모든 변화는 ‘적극적인 앉기’로부터 시작됐다. ‘역사는 흐르는 강물’이란 표현처럼, 민주화의 ‘현장’이 된 옛 전남도청은 1980년의 광주라는 깊은 홈 위에 퇴적된 둑과 같다. 퇴적과 침식을 반복하는 역사적 호명의 장소라는 점과 행위자들을 끊임없이 불러 모으고, 모인 사람들이 무언가를 나누는 자연스러운 생산의 장소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자연스러운’이라는 평화로운 표현과 달리 자연은 언제나 치열한 과정을 통해 변화한다. 강물에 밀려온 돌과 모래가 강둑을 쌓아올리듯 작가는 적극적 앉기를 위해 필요한 ‘기울기’를 재현한다.

인사이드 아웃 프로젝트

〈인사이드 아웃 프로젝트-광주〉, 2024.

김동희

〈망루〉, 2024.

〈해변〉, 2024.

석운동

〈둑〉, 2024.

OBBA

〈바람의 골짜기〉, 2024.

정소영

〈증발〉, 2024.

〈응결〉, 2023-2024.

〈부유물〉, 2024.

〈침전물〉, 2024.

오종

〈빛 드로잉(숲) #1〉, 2024.

이웅열

〈상실 공유〉,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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