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기억과 사건
OBBA
〈바람의 골짜기〉, 2024.
설치, 금속, 패브릭, 가변 크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작 지원. 작가 제공.
OBBA는 이소정, 곽상준이 2012년 설립한 디자인 그룹으로 급변하는 현대사회 속 건축과 예술, 문화적 사회현상을 탐구하고 있다.
<바람의 골짜기>는 ACC의 예술극장 빅도어 앞 플라자 브릿지 하단에 설치된 패브릭 설치 작품으로 ‘보이드(Void)’로서의 공간 특징을 활용했다. 보이드는 ‘큰 여백을 가진 열린 공간’을 뜻하고, 전시 공간은 한 공간에서 다른 공간을 매개하며 관람자를 맞이하고 환대하는 문지방 역할을 한다.
작가는 이 공간이 사람뿐만 아니라 바람이 지나가는 통로라는 점에 착안해 패브릭과 와이어 등의 소재로 바람의 움직임을 시청각적으로 전환한다. 객석과 무대를 구분짓고 공연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무대막의 형태를 닮은 작품은 예술극장이라는 공간 특징과도 상응한다.
관람자는 아시아문화광장에서 예술극장, 하늘마당에서 지하로, 배롱나무 숲 계단을 내려가며, 다양한 위치에서 바람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 없이 변화하는 풍경을 마주하고 경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