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헤매기

김방주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날 까마귀가 떨어트린〉, 2023.

퍼포먼스, 설치, OSB합판, 캐스터, 텍스트, 가변크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작지원. 작가 제공.

김방주는 산책하며 발견한 사물을 수집하고 이야기를 떠올린다. 길을 걷는 일은 어딘가로 향하는 이동의 한 방식이지만, 때로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방도,方道)이나 따라야만 할 규범(정도, 正道)을 비유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특별히 어딘가에 도달하려는 생각 없이 그저 몸을 움직여 걷는 일에 집중해본다면 어떨까? 그때 우리는 어떤 풍경을 마주하고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작가는 4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그가 머무르는 장소를 기점으로 하여 목적지 없는 산책을 나선다. 산책 도중 몇몇 사물들이 눈에 밟힌다. 이 사물들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길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가 그곳을 지나가던 작가의 시선을 사로잡은 무엇이다. 작가는 이 사물을 작업실로 옮겨 한참을 두고 보고, 만지고, 스캔한다. 그렇게 긴 시간에 걸쳐 사물과 관계 맺는다. 이 유보의 시간 끝에 그 사물에 대한 일종의 증언 또는 진술로서 짧은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어쩌면 우리의 산책길도 이토록 특별한 이야기를 가진 사물들로 가득한 것 아닐까? 전시장 곳곳에 놓인 채, 관객의 경로에 미묘하게 간섭하는 사물들은 누군가의 손에서 또 다른 장소로 여행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

쉬운 글 해설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날 까마귀가 떨어트린

  • 작가 이름 김방주
  • 만든 때 2023년
  • 작품 종류 퍼포먼스*, 설치, 글자
    *퍼포먼스 : 작가가 전하고 싶은 것을 몸으로 움직여 표현하는 예술
  • 작품 재료 OSB 합판**, 캐스터***
    **OSB 합판 : 잘게 부순 나무를 압축시켜 만든 나무 판
    ***캐스터 : 물건을 옮기는 데 쓰이는 바퀴
  • 작품 크기 가변 크기****
    ****가변 크기 : 전시마다 작품 전체 크기가 달라지는 것
  • 이 작품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지원을 받고 고굳지CNC스튜디오, 송성욱, 한승우(ADOH)의 도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길을 걷는’ 일은 보통 어딘가로 가기 위해 이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찾거나, 마땅히 따라야 할 법이나 규칙을 비유할 때 쓰이기도 합니다. 김방주 작가는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걷는 동안 일어나는 사건에 집중해 보길 제안합니다. 특별히 어디까지 가겠다는 생각 없이, 그저 몸을 움직여 걷는 일에 집중해 본다면 어떨까요? 그때 우리는 어떤 풍경을 마주하고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요?
작품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날 까마귀가 떨어트린>은 작가의 산책에서 시작됩니다. 지난 4개월 동안 작가의 산책은 특별한 목적지 없이 계속되었습니다. 산책하던 도중 눈길을 사로잡은 물건을 작업실로 옮기고, 한참을 두고 보고 만진 후에 떠오른 이야기를 물건에 붙여주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산책하는 길도 보물처럼 특별한 이야기를 간직한 사물들로 가득하지 않을까요?

작가가 물건에 붙여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라 지팡이를 든 사람에게 전달해 보세요. 물건에 관한 이야기가 적힌 편지를 받아보게 될 거예요.

강동주

〈유동, 아주 밝고 아주 어두운〉, 2023.

김방주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날 까마귀가 떨어트린〉, 2023.

김재민이

〈레이온 공장 달리기〉, 2023.

량즈워+사라 웡

〈팔을 구부리고 있는 소녀〉, 2014.

〈창파오를 입고 모자를 쓴 남자〉, 2014.

〈빨간 우산을 쓴 오피스 레이디〉, 2010.

〈의자를 들고 달리는 아이〉, 2014.

〈양복 차림으로 목 뒤를 문지르고 있는 남자〉, 2018.

〈등을 긁고 있는 일본 주부〉, 2010.

〈고무 대야를 머리에 이고 가는 아주머니들의 모습〉, 2023.

레지나 호세 갈린도

〈누가 그 흔적을 지울 수 있을까?〉, 2003.

〈사람들의 강〉, 2021-2022.

〈땅은 망자를 감추지 않는다〉, 2023.

리슨투더시티

〈거리의 질감〉, 2023.

리 카이 청

〈저 너머 텅 빈 땅〉, 2022.

〈지상지하〉, 2023.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 울라이 

〈연인, 만리장성 걷기〉, 1988/2010.

미라 리즈키 쿠르니아

〈발자취를 쫒다〉, 2023.

이창운

〈공간지도〉, 2023.

프란시스 알리스

〈실천의 모순 1 (가끔은 무엇인가를 만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1997.

〈실천의 모순 5: 우리는 사는 대로 꿈꾸곤 한다 & 우리는 꿈꾸는 대로 살곤 한다〉, 2013 .

〈국경 장벽 유형학: 사례 #1부터 #23까지〉, 2019-2021.

박고은

〈글자를 입은 소리들이 모인 지도〉, 2023.

새로운 질서 그 후

〈그 후 시티 〉, 2023.

〈둘러보기〉,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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